2021 전문가 총평
주민, 창작예술의 주체가 되다
관리자
게시일 2022.01.27  | 최종수정일 2024.02.29

 2021 학산마당극놀래 전문가 총평[3] 

 "제8회 학산마당극놀래-오래된 미래를 꿈꾸며" 

 

김성준 인천광역시문화원연합회 사무처장 

 

주민 _

창작예술의 주체가 되다. 

주민은 과거 문화예술 창작의 결과물을 향유하는 대상으로서, 수동적 위치에 있었다면 현대의 주민은 예술의 생산자이자 창작의 주체로서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과거 1972년 제정된 문화예술진흥법은 국가 주도의 중앙집권적 하향식 문화정책(Top down)으로 예술의 창작 행위는 소위 엘리트 예술가의 전문적 영역으로만 간주되어 시민들은 단지 예술가의 창작 산물에 대한 향유의 존재로만 인식되어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1998년 본격적인 지방자치시대로 접어들고 자치와 분권이 강조되면서 자연스럽게 지역의 다양한 이슈가 도출되기 시작했고 문화정책 또한 이와 궤를 같이하면서 지역 내 풀뿌리 문화의 씨앗이 싹 틔워지고 문화예술의 패러다임도 새롭게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주민은 지역문화의 주체로 자리잡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지역주민 스스로가 문화예술이라는 매개체를 활용해 지역의 이슈를주도적으로 끄집어내면서 인식의 공유와 함께 이해와 타협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예술 행위로 소통하는 자발적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 또한 매우 고무적이다.

 

2021년 제8회 학산마당극‘놀래’의 진행 과정들을 살펴보면서 괄목할 만한 변화는 바로 미추홀구라는 행정 단위의 한계를 과감히 극복하고 인천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의 장이 넓어졌다는 것이다. 각 지역의 다양한 이슈들과 마주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지역이 품고 있는 삶의 공간과 직결된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마당이라는 판 위에 여가 없이 다 쏟아내는 과정을 통해 공감과 이해의 사고가 확장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으며 이는 학산마당극(축제)이 품고 있는 지향점과 맞닿아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주민 모두의 일상 속 예술로 찬란한 문화의 꽃을 피우는 시민주도형 학산마당극‘놀래’가 소소한 삶의 이야기 소재로 만들어진 자신들의 이야기를 통해 서로를 소통하게 만들고 그 소통을 통해 삶의 희로애락을 관통하는 희망의 원천이자 동력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글을 갈무리하며 _

‘마당’의 개념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제4차 산업혁명시대와 함께 2020년부터 2021년 현재까지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 속에서 과연‘마당’은 무엇이며 어떤 의미인가? 라는 화두를 던지면서 조속한 개념 정리가 시급한 시점이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넘어 메타버스라는(metaverse) 새로운 공간 개념이 구현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마당’을 지역주민들과 어떠한 방식으로 겹합시켜 소통하게 만들어 낼 거이며 또한 그 기대효과를 어떻게 극대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심도 있는 정책 논의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마당’의 개념을 새롭게 설정하고 지역문화 이슈 선점과 어젠다 부여로 패러다임의 시대적 변화를 통해 마음을 잇고 사람을 잇고 마을을 잇는 마중물 역할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 아울러‘마당’을 통해 삶의 희로애락을 함께 느끼며 신명 나게 놀 수 있는 판을 마련해 주는 역할이 미추홀학산문화원의 가치 철학이자 시대적 소명임에 틀림이 없다.

 

평탄한 길을 걷는 것은 누구나 쉽다. 그러나 그 길 위에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낸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렇기에 길이 아닌 곳에서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내는 힘들고 어려운 과정이 필요하다. 지금은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는 선견지명(先見之明)의 개척자 정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