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스님과의 만남
가을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지던 지난 26일 아시아의 친구들의 오랜 벗이자 버팀목인 일문스님을 만났습니다. 일문스님은 현재 조계종 법문사 주지스님으로 계십니다. 스님과 인연을 맺은지 어느덧 십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는데요...얼마전까지 지리산 밑 구례에 계시다가 올해 법문사 주지를 맡으시면서 다시 고양시로 오시게 되었습니다.
<법문사입구의 모습>
일문스님이 아친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파주 보광사 주지스님으로 계실 때부터 입니다. 파주에도 아시아의친구들 사무실이 있던 때라 일요일에 사무실로 종종 찾아오기도 하셨는데요. 지금도 그때 좁은 사무실에 가득 앉아서 한국어공부등을 하고 있던 이주노동자들의 모습이 가장 떠오른다고 하시네요^^.
그리고 대화동에서 결혼이주여성들과 함께 했던 송년파티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하십니다. “당시만해도 국제결혼에 대해서 지금보다 인식이 좋지 않던 때였거든요. 남편들이 좀 주눅들어 보였는데… 자기 부인이 통역한다고 무대에서 마이크 잡고 말하는 모습 보더니 와~ 놀라던 거 그때 참 대단했죠. 허허허”
그리고 최근 아친 운영위에 참여하시면서 기독교 목사님들이 열심히 하시는 걸보니 대단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시다면서 “요즘 종교간에 갈등도 많은데 아친에서 종교간의 벽을 넘어 하나로 활동하는 게 참 좋게 느껴진다”고 하십니다.
<일문스님이 차를 직접 만들어주셨습니다>
스님은 한국불교가 이주민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게 중요하다고 보고 아친에서 뿐만 아니라 종단 내에서도 여러 활동들을 해오셨습니다. 대표적인게 스리랑카에서 스님을 모시고 와서 스리랑카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활동을 하신 건데요. 지금 그 스님은 인근 양주에서 스리랑카 이주민들을 위한 공간을 운영하면서 전국을 돌아다니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개인적으로도 아주 뿌듯하다고 하시네요^^
다만 아쉬운 것은 아친이 자리하고 있는 대화동이 이주민의 접근성이 좋은 편이 아니라 예전처럼 이주민들이 많이 찾아오지 못하는 것이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다음달 쯤에는 스님의 거처가 다시 파주 문산 쪽으로 옮기게 되실 것 같다네요ㅠ
하지만 스님은 “제가 문산으로 옮기긴 하지만 문산은 인근에 LCD공단 등이 밀집되어 있어 이주노동자들이 많이 일하는 곳이기도 해요. 일요일에 이들을 위한 법회도 할 거니까 그러다보면 뭐 자연스레 아친과 함께해야 할 일이 생기지 않겠어요?”라며 오히려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고 하십니다.
스님이 계시는 곳이 다시 조금 멀어지는 게 아쉽긴 했지만 말씀하신 대로 문산에서 새로운 인연들이 만들어질 것 같다는 좋은 예감 속에 스님과의 따뜻한 오후를 마쳤습니다.
<일문스님이 기르고 계신 고양이. 근처 도둑고양이가 어민데 일문스님에게 양육을 맡기고 자기는 가끔씩 와서 새끼 밥만 뺏어먹고 간다고 한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