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전쟁을 경험하는 방식으로는 흔적을 찾아 떠나는 답사, 독서, 증언자와의 만남, 전쟁기록관, 박물관 방문 등의 방법이 있다. 전쟁 기억과 기록은 개인적, 사회적 질문을 남긴다.
전쟁을 경험한 세대와 그렇지 않은 세대는 전쟁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전쟁에서 알고 배운 것은 무엇인지 , 알고 있다면 각자 개인이 이해하는 것은 무엇인지 ...
질문을 안고 시민들이 다녀온 평화 기행 길
전쟁 상태가 아니니 평화기행이다.
한가지의 답은 정답이 아니다. 그것은 요구된 답인 경우가 많다.
각자의 경험과 느낌이 모아져 시민의 사회가 된다. 여행 기록은 시민이 시민다워지는 길 위에서의 배움을 남긴다.
참여자 수기, 기행 사진, 기행 준비에서 남은 기록들을 연결했다.
"미국의 베트남전쟁 , 나의 아버지를 다시 생각하다"
후배 지인의 권유로 평화인권기행을 가기로 맘먹었다. 일정과 대략의 내용을 휙~ 보고는 나의 일정이 바쁘다는 핑계로 더 이상 미국의 베트남전에 대해 알아보지도 않고, 공부도 안하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떠났다. '현지에 가서 부딪혀야지 ...'
아! 이를 어쩌나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무지와 준비하지 못한 나의 행동에 부끄러움과 미안함의 그림자가 점차 짙게 베여갔다. 아주 오랜 시간 전에 우리의 부모님들이 베트콩하며 이야기하던 월남전의 현실에 나는 할 말을 잊었다. 전쟁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역사적 증거가 나를 옭아 메는 것 같았다. 아프고도 너무나 아픈 전쟁의 역사를 증거와 증언으로 다시 살아 움직이고 생명을 얻기 위해, 평화를 기리기 위해 온 몸으로 부딪히고 있는 그와 그들을 보며 나는 참으로 감사한 마음이 일었다. 한 없이 고마웠다.
살아남은 자들의 증언 속에서 나의 아버지! 생각만 해도 눈물이 핑 도는 나의 아버지가 점점 내 곁에 다가왔다. 동족상잔이란 6.25전쟁 속에서 가족을 잃고 생사를 오가면서도 홀홀단신 살아내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버티며 살아온 나의 아버지. 나는 나의 아버지가 수시로 내 뱉듯이 말씀하신 전쟁과 전쟁의 상처들 살아온 세월들의 이야기가 이제야 더 생생하게 살아나고, 가슴 아프게 느껴지는 건 뭘까? 한 번도 아버지의 아픔을 나는 똑바로 보지 않았고, 듣지 않았고, 가슴아파한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 나는 어찌해야하는가, 한 번도 안아 본적이 없는 나의 아버지를 어쩌란 말인지. 먹먹해진다.
언니를 만났다, 베트남 다녀온 얘기를 하며 아버지 얘기를 했다. 아버지 이야기를 듣기로 했다. 눈물부터 난다. 녹음기를 사야겠다. (참여자들이 남긴 기행 수기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