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미안한 마음으로, 새롭게 시작합니다.
이연창
게시일 2020.07.16  | 최종수정일 2020.10.15

 "어쨌든 제가 느꼈던 감정은 출소라는 어떤 기쁨보다는 굉장히 미안한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었어요. 출소해서 나왔더니 문밖에 친구들이,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같이 서울로 쭉 올라왔는데 그때도 참 미안했어요. 물론 가족들한테 미안하고 그동안 걱정해줬던 친구들한테도 미안하지만 고속도로를 쭉 타고 올라오는데 그때도 참 미안했어요. 왜냐하면 고속도로가 아주 좋은 논밭 가운데를 쫘악 이렇게 가로질러서 뚫려있는데, 그 위로 이렇게 차를 타고 오니까 마치 수고해서 농사지어 놓은 남의 논에 짓밟고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있어서 참 미안하게 생각 되었어요."

 - 1989. 04. 17. 전진상교육관 강연 중에서.

 

 "글씨 받고픈 분들은 많은데 다 못 드리는 것도 늘 미안해 하셨습니다. 숱한 강연요청에 다 응하지 못하는 것도 미안해 하셨습니다. 선생님 글 싣고 싶어하는 곳에 다 싣지 못하는 것도 미안해 하셨습니다. 함께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자주 못 만나는 것도 미안해 하셨습니다. 결국 그 미안함에 대한 면역력은 별로 키우지 못하고 가신 것 같습니다. 미안함과 부끄러움이 사라져가는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   이윤경 이사 

 

(사)더불어숲에서 [신영복 아카이브] 누리집을 열고 있습니다. 신영복 선생의 관계론과 삶의 여정을 전 세계 회원들과 공유하며 소통하고자 합니다. 최선을 다해서 기록을 모아내고 정돈하였지만, 미완성입니다. 계속 처음의 마음으로 보완하고, 이어가며 새롭게 계승하는 장으로 나누겠습니다. 감사합니다.